종양학 분야 최고상 ‘제22회 보령암학술상’

보령암학술상은 암 연구 분야 국내 최고 권위상으로 2002년부터 매년 진행되고 있다. 암 퇴치 및 국민 보건 향상과 관련된 유의미한 결과물을 낸 수많은 의사와 과학자 중 단 한 명이 보령암학술상의 수상자로 선정된다. 수상자에게는 대한민국 암 관련 분야 일인자로서 영예가 주어질 뿐만 아니라 학술 활동 진작을 위한 상패와 상금 3천만 원이 수여된다.

올해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정승용 교수가 보령암학술상을 받았다. 정 교수는 최근 3년간 국내외 저명 학술지에 47편의 논문을 발표했을 뿐만 아니라 대장암 발생, 진행, 전이 기전 관련 기초 및 중개 연구에 대한 연구를 『Nature』 등 주요 의학 저널에 발표했다. 또한 대장암 치료 전략 개발 연구에도 앞장서 지난 2014년 『The Lancet Oncology』에 ‘직장암 복강경 수술의 안정성’을 세계 최초로 입증하는 등 대장암 분야에서 큰 업적을 쌓았다.

제22회 보령암학술상 시상식에는 정승용 교수의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수많은 귀빈이 참석했다. 보령 김은선 회장과 장두현 대표, 보령암학술상 운영위원장이자 서울대학교 암연구소장인 임석아 교수, 한국암연구재단 방영주 이사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김정은 학장, 서울대학교 김영태 병원장 등은 물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및 학생들이 자리를 빛냈다. 시상식은 한국암연구재단 방영주 이사장의 인사말과 보령암학술상 운영위원회 이혜승 간사의 경과보고를 시작으로 시상, 귀빈들의 축사, 수상자 업적 발표순으로 진행됐다.

보령 장두현 대표는 “보령암학술상이 암 정복을 향한 연구자 여러분들의 발걸음에 디딤돌이 되고, 암 환자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며 “보령 역시 암 연구 및 치료의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들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실천해 가며 정승용 교수님께서 걷고 계신 ‘신뢰의 여정’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축사를 전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김정은 학장은 “정승용 교수님은 임상과 기초 연구를 포함한 대장암 연구에서 뚜렷한 업적을 남기셨을 뿐만 아니라, 후학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에도 열과 성을 다하셨다”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도 교육과 연구에서 사회적 책무성을 다하여 훌륭한 의학자, 의료인이 계속 사회를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축하 인사를 말했다.

서울대학교 김영태 병원장 역시 “국내 종양학 연구의 선두 주자인 정승용 교수님께서 앞으로도 왕성한 연구와 후학 양성에 힘을 기울여 주시길 바란다”며 “보령과 한국암연구재단 역시 앞으로도 국민 건강 향상을 위해 다방면으로 공헌해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후에는 상패 수여 및 상금 전달 등 시상식이 진행됐다. 올해 수상자인 정승용 교수의 이름이 호명되자 시상식에 참석한 정 교수의 후배 및 학생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정 교수의 수상을 축하했다. 정승용 교수는 이에 화답하듯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 분야에서 네 번째로 보령암학술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라며 “저와 함께 대장암 분야를 개척해 주신 수많은 교수님과 의사 선생님 그리고 국립암센터 덕분에 이런 큰 상을 받게 돼 그분들께 영광을 돌린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MINI INTERVIEW

“보령암학술상 수상을 계기로 외과의사들의 임상과 연구의 선순환이 이루어지길 고대해”

대장암 명의, 정승용 교수

제22회 보령암학술상의 수상자인 정승용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실의 교수이자 대장암의 권위자로서 참 의료인의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교수님에게 제22회 보령암학술상 수상은 어떤 의미인가요?

보령암학술상은 그 상의 크기만큼 저에게 큰 의미를 가집니다. 보령암학술상은 암 치료의 진일보를 이뤄낸 혁신적인 연구 성과와 연구자를 발굴해 소개함으로써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전하고 의사와 환자 사이의 신뢰를 높이는 역할을 하죠. 항상 환자에게 ‘신뢰받는 의사’가 되고 싶은 저에게 보령암학술상 수상은 의사로서 학자로서 ‘올바른 길을 걷고 있구나’ 하는 위안이자 연구에 더욱더 박차를 가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 줄 것입니다.

대장암을 위해 애쓰신 교수님의 제22회 보령암학술상 수상은 필연적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령암학술상을 수상하게 된 것은 개인의 성과가 아닌 여러 선생님과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의 적극적인 도움 때문입니다. 이분들이 안 계셨다면 걸출한 연구 성과를 낼 수 없었어요. 다시 한번 저와 함께 대장암 정복을 위해 힘을 써 주신 보령, 한국암연구재단 이하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의 대장암 생존율은 어떻게 되나요?

미국의사협회지 『JAMA』에 따르면 한국의 대장암 생존율이 전 세계 상위권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정기검진만 제때 받으면 국내에서는 대장암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생존율이 높죠. 그렇지만 한국의 30대와 40대의 대장암 비율이 늘어나고 있어 주시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요. 보통 오른쪽 아랫배 쪽 대장에 암이 발병하면 통증 등 증상이 없는 대신 체중이 빠지고 빈혈이나 소화가 잘 안되는 간접 증상이 나타나죠. 암이 항문에 가까운 쪽에 발병할수록 피가 비치고 변비가 생기는 등 직접적인 증상이 납니다. 이런 증상이 발생하면 반드시 병원에서 검진받아야 합니다. 특히 젊은 층이 대장암 검진을 잘 받지 않는데, 젊다고 자만해서는 안 돼요.

대장암 발병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정기검진을 통해 대장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 용종이 발견되면 1년 후 재검진받기, 저위험 용종이라면 3년 후 재검진받기, 정상 판정을 받으며 5년 후 재검진받기. 1·3·5를 꼭 기억해 주세요. 물론 기본적으로 대장암의 위험을 낮추는 유일한 방법은 운동입니다. 꾸준히 운동과 정기검진을 병행하면 대장암으로부터 안전해질 수 있어요.

학문을 연구하는 교수님으로서 외과 분야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 거 같아요.

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외과의사의 사랑과 전쟁에 관한 소설 『개선문』을 탐독하고 외과의사의 길을 걷게 됐어요. 그렇지만 지금은 이런 낭만으로는 외과의사가 되기 힘든 시절입니다. 무엇보다 외과의사가 부족해서 이미 의료 체계가 붕괴된 상황이죠. 지방에는 야간 당직을 서는 외과의사가 없어요. 서울에서야 남아 있는 의사 선생님들이 어찌어찌 대응해 나가고 있지만, 이를 이어받은 다음 세대가 없어요. 앞으로 치료만 받으면 생존할 수 있는 응급 질환에서도 환자가 나올 수 있는 셈이죠. 그러니까 임상으로 얻은 데이터를 학문적으로 연결하고, 발전된 연구 결과를 임상에 적용하는 선순환이 이루어지도록 정부에서 적극적인 대처를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상을 주신 보령에서도 지금까지 국민 보건 향상을 위해 노력해 주시고 계시지만, 앞으로도 암 관련 분야에 더욱 더 많은 후원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해당 미니 인터뷰는 『조선일보』에 게재된 정승용 교수의 제22회 보령암학술상 수상 인터뷰 기사를 활용해 가상으로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