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은 마음의 산책이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기와 여운이 숨어있다.
- 피천득의 ‘수필’ 中 -
사람의 손으로 의술을 베푸시는
선생님의 약손이 써 내려가는 감동의 이야기
의료 현장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전달해 온 보령의사수필문학상이 어느덧 20주년을 맞았습니다.
보령이 의사 선생님들께 창작활동의 동기를 제공해 드리고,
보다 밝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고자 제정한 보령의사수필문학상은
환자와 일반인들께 선생님들의 마음의 세계를 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20년간 169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지난 여름, 어느덧 스무 번째를 맞이한 보령의사수필문학상 공모가 열렸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따뜻하고 감동적인 선물 같은 이야기들이 보령에 전달되었는데요.
제20회를 맞이한 보령의사수필문학상이 걸어온 길을 만나보고
2024년 높은 경쟁률을 뚫고 우수작으로 선정된 작품들도 소개합니다!
2024년 제20회 보령의사수필문학상
영광의 얼굴들을 소개합니다
12월 3일 (주)보령 중보홀에서는 제20회 보령의사수필문학상 시상식이 수상자들과
심사위원들이 자리한 가운데 진행됐다. 바쁜 일정 속에도 수상을 위해
한달음에 달려온 의사 선생님들은 행사 현장을 둘러보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의술의 근본인 어진 마음을 품고 가슴에 와닿는 이야기를 써내려 온 의사 선생님들의 수필을
소개하고 시상해 온 보령의사수필문학상은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결같이 운영되어 왔다.
행사에 앞서 20년간 보령의사수필문학상을 지원해 온 한국수필문학진흥회에 감사패가 전달됐다.
(주)보령의 장두현 사장은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은 감사패를
한국수필문학진흥회 이상규 회장에게 수여하고 앞으로도 변함없는 지지를 약속했다.
20회 보령수필문학상 시상식에서는 대상 1편, 금상 1편, 은상 2편, 동상 5편 등
총 9편이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표적항암제와 사랑의 역사’를 쓴 인천병무지청 신달식 교수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이’를 쓴 얼굴 없는 작가 임야비 의사가 금상을 받았으며,
‘부재(不在)의 빛’을 쓴 인하대병원 신장내과 송준호 교수와
‘거리두기’를 쓴 울산대학교 강릉아산병원 혈액종양내과 안희준 교수가 각각 은상을 받았다.
‘저는 항상 여기에 있으니까요’를 쓴 도담정신건강의학과의원 임미정 원장,
‘그렇게 청년이 의사가 된다’의 더숨내과의원 강상록 원장,
‘거즈 아홉 장’의 대전을지대학교병원 문윤수 원장,
‘빚진 자의 마음으로’의 삼성이영준비뇨기과의원 이영준 원장,
‘다시 새해 첫날’의 우리내과의원 주영만 원장이 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예선 심사를 맡은 한국수필문학진흥회의 김애양 의사수필가는 “해를 거듭할수록 더 참신하고 통찰력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이 많아져서 심사위원들의 고민도 매년 커진다”라고 말하며 “의사라는 직업이 수필의 소재를 다양하게 얻을 수 있는 직종인 만큼 오늘의 기쁨을 잊지 말고 글쓰기 근육을 키워서 더 많은 작품을 만들어 주시길 기원한다” 는 심사 총평을 전했다. 본선 평가를 맡은 한국수필문학진흥회 송광성 고문은 훌륭한 작품들의 순위를 정해야 한다는 부담으로 즐거우면서 어려웠던 심사였다는 소회를 밝혔다. “금상과 대상은 종이 한 장 차이였다. 완벽한 액자 구성의 금상은 데칼코마니와 같은 재미있는 대치와 문학적인 표현에서도 완성도가 매우 높았으며 대상은 인간이 겪고 있는 삶과 죽음이라는 고민을 물리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종교에 가까운 희망의 빛을 제시하며 큰 감동을 줬다. 마지막까지 선택하는데 고민할 만큼 좋은 작품들이었으며 앞으로도 인생의 도전을 이어가시길 바란다.”
수상자 인터뷰
20회 보령의사수필문학상 대상 수상자
인천병무지청 내과 신달식 교수
보령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제가 의사가 되고 보령의사수필문학상 대상을
수상하게 되다니 정말 신기하고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자랑스러운 후배가 되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수상 소식을 결혼식 전날 듣게 되어 큰 선물이 된
것 같습니다.
Q. 이번 작품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이번에 쓴 글은 작년에 어머니께 선물로 드리기 위해 쓴 글입니다. 제 나이가 이제 외할머니가 돌아가실 때의 어머니 나이입니다. 그 슬픔의 폭을 헤아릴 수 없어 어머니를 위로하고자 쓴 글입니다. 저는 주로 읽은 것들, 경험한 것들 속에서 글감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특히 서로 관계없어 보이던 일들이 하나로 엮일 때 세상이 제게도 어쩌면 거대한 하나의 이야기가 아닐까 느껴지는 순간을 찾습니다. 이번 글에서도 개인적인 이야기와 천문학 이야기를 섞었던 것처럼요.
Q. 수필을 쓰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의사로 홀로서기 위해 배우는 과정에서 수많은 환자를 보았고, 주로 떠오르는 것은 잊지 못할
먹먹한 밤에 가만히 달이 뜬 하늘을 올려다보던 기억입니다. 저는 얼마나 작고 모자라던지요. 또
달은 얼마나 아름답고 커 보이던지요. 마치 하늘에서 저를 심판하는 눈처럼 느껴졌습니다. 몇 개월
정도는 쉽게 먹고 말하지 못하는 우울감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그 어려운 시절에도 아름다운
날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쓴 글에 나오는 것처럼, 삶의 슬픔 이면에는 아름다움이 숨겨져 있던
것이지요. 저는 다만 이 아름다움을 잊지 않고 오래 간직하기 위해 씁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을 들려주세요.
앰뷸런스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최근 의료계 상황도 좋지 않아서 응급 의료에 대한
우려도 많이 됩니다. 제 수많은 동료와 후배들도 어려운 시간을 견디고 있는데요. 그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고 싶고, 앞으로 삶에서 더 없는 행복과 기회가 찾아오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수필도 좋지만, 소설을 써내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어쩌면 제게도 소설가로 활동하는 미래도
있지 않을까요? 희망을 품고 한 해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20회 보령의사수필문학상 금상 수상자
임야비 의사
지금까지 3권의 책을 내고 이제는 전문 작가로서의 삶을 살며 공연 기획 등의 일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먼저 이번 작품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해주신 심사위원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금상 상패와 상금을 그동안 고생해 온 아내에게 전달하면 저를 좀 더 인정해 주고
이해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어 기쁘네요. 다음에는 대상을 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회 보령의사수필문학상 은상 수상자
인하대병원 신장내과 송준호 교수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다양한 책들을 많이 찾아보고 읽었는데요.
모든 책이 제각각 배울 점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대학병원의 일상이 무척 바쁘게 돌아가다 보니 글을 쓸 여유가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제가 경험하는 다양한 이야기 소재들을 놓치지 않고 공감할 수 있는
수필로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자리를 함께해준 동료 후배 여러분 감사합니다.
20회 보령의사수필문학상 은상 수상자
울산대학교 강릉아산병원 혈액종양내과 안희준 교수
보령의사수필문학상에 여러 차례 도전 끝에 드디어 수상하게 되어 영광이고 행복합니다.
한동안 개원을 준비하느라 글을 쓸 시간이 부족했는데요.
다시 펜을 잡은 후에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좋은 글귀와 시를 필사하며
글과 마음을 가다듬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효과를 본 것 같아 기분이 좋네요.
더 많이 읽고 써서 다음에는 대상에 도전하겠습니다.
20회 보령의사수필문학상 동상 수상자
도담정신건강의학과의원 임미정 원장
일기 같이 소소한 저의 일상을 담은 수필인데요. 부족한 글인데도 좋게 봐주시고
상을 주신 심사위원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첫 원고에는 기독교인으로서 제 마음가짐 자연스럽게 담겨서 종교색이 있었는데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기 위해 퇴고를 하며 종교색을 덜어내는 작업을 진행했어요.
훨씬 정돈된 글이 나왔고 퇴고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글쓰기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